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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만화

블루레이, 공각기동대 1기 총집편 - 웃는 남자

공각기동대.. 1기, 2기, 3기 OVA까지 갖고 있는데 1기가 총집편이 블루레이로 나오는 덕에 덥썩 집어버렸다. 뭐 2기도 살 예정이고 3기도 중복 구매이기는 하지만 뭐 블루레이라니 사줘야할 듯. 솔직히 2기는 잘 모르겠고 1집 총집편은 DVD 소스를 업스케일링한거라서 그다지 기대하지도 않았고 뭐 어짜피 DVD로 갖고 있는 타이틀도 아니기에 편하게 구매.

하지만 정작 볼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시간만 보내다 드디어 감상. 아이들이 있다보니 괜시리 이런 작품은 보기 힘들어진다. 잔인한데다 내용이 복잡해서 나의 두 딸이 옆에서 나를 힘들게 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마눌님이 뭐라고 하시기 땜시롱. 애들 앞에서 스트리터 파이터4 했다가 왕창 혼났던 아련한 기억이.. 흑흑..

총집편은 1기의 큰 줄기인 '웃는 남자(스마일맨)' 에피소드를 집약한 것인데 총집편이라고해서 특별하게 내용이 추가되거나 영상이 크게 변화되지 않았다. 순수하게 TV 판의 정리버전이며 함축버전인 셈이다. 셔플에서도 특별히 건드릴 내용이 없어서 내용 추가는 없었다고 말하는 것을 봐서도 뭐.. 그래도 매니아들은 모두 사니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듯..

업스케일이라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블루레이 소스에 애니메이션이다보니 확실히 선명하다. 뭐 그렇다고 영상 때문에 감상한 작품도 아니지만 감상하다보니 TV판 기억이 잘 안난다. 아... 나이 먹은건가 정말이지 몇몇 장면은 아 저게 뭐였지?라는 생각만.. 아무래도 1기 몽땅 다시봐야하는 불상사 아닌 불상사가 일어날 것 같은 조짐이다.

본편만해도 2시간 40분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꽤나 즐겁게 감상이 가능하다. 시계 볼 틈도 없이 옛기억과 싸우며 스토리를 이어가고 또 다음 이야기를 예측해야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는.

'웃는남자사건'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화(?)을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무라이백신과 세라노 마이크로머신에서의 성능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정치적으로 또 과학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누군가는 사라져가고 누군가는 그 정보(?)를 소수 기득권층에서만 사용하게되는 이중적인 면모를 보이게 된다.

진실은 왜곡되어 지고 진실은 남겨진 듯한 이 내용은 보고 나서 왠지 엔딩까지 봤다는 시원함보다는 막막함을 느끼게 한다. '나는 귀를 막고 눈을 닫고 입을 다문 인간이 되려고 했다'라는 문구는 정직하게 사는 것만으로는 사회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면도 보여주고 있다.

설득하는 자, 설득당하는 자 그리고 폭로하려는 자 그것을 막으려는 자가 혼합되어지며 복잡한 양상을 띠는 듯하지만 하나하나 풀어져가면서 진흙탕과 같은 애니속의 설정이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알게 한다. 감독의 역량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나 해야할까?

총집편에선 크게 들어나지 않아 아쉽지만 타치코마의 인공지능이 개성을 갖게되는 것에 대한 내용은 한번 쯤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

1기 TV판 DVD의 경우 한국어 더빙이 되어 있지만 총집편에서는 일본어만 지원되는 것이 좀 아쉽다는.. 뭐 더빙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