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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이야기

제대로 된 액션영화, 최종병기 - 활

'최종병기 - 활' 처음에는 활로 액션영화를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을 갖었다. 단순한 활 쏘기가 액션 영화의 주축이 된다는 것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봉일은 점점 다가왔고 여유가 되어서 마눌님과 함께 극장으로 고고싱. 때마침 내 생일인데다 CGV VIP라서 티켓 한장은 무료로 처리하고 생일이라고 CGV 콤보를 무료로 제공 받았다. 오호.. 이런 것도 있었군...

박해일이 나오는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이끼'는 보지 않았고 '괴물'에서 화염병을 던지는 모습을 본 이후로는 간만인 것 같다. 아..'굳모닝 프레지던트'가 있었군... -0-a 따스한 인상을 주는 그의 모습은 영화 초반부에 온데간데 없고 날선 모습의 그가 나를 반겼다.

병자호란으로 청나라에 끌려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한 사투. 남이역을 맡은 박해일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서군 역의 김무열은 결혼식하자마자 끌려가버린 자신의 처이자 남이의 여동생 자인(문채원)를 구하기 위해 동행한다. 자인을 구하는 과정에서 남이는 청나라 왕자인 도르곤(박기웅)을 죽이고 이를 본 쥬신타(류승룡)은 죽인 자인 남이를 처단하기 위해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남이를 추적한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역적으로 부모는 죽임을 당하고 나라의 버림을 받은 오누이가 병자호란에 휩쓸려 청나라로 끌러가는 자신의 여동생을 구하려고 하고 구하는 와중에 청나라 왕자를 죽임으로서 청나라 부대에 추격을 받게되는...

단순한 스토리로 인해 보다 집중할 수 있고 추격이라는 것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며 스피디한 구성으로 영화 내내 긴박감을 유지한다. 그리고 활?이라는 의구심을 깔끔하게 날려버린다. '최종병기 - 활'의 사운드는 상당히 인상적이여서 활 소리가 상당한 긴장감을 전해준다.

얼마전에 '스트레인저 무황인담'를 본 터라 두 작품이 겹쳐보였다. 무황인담의 BGM를 사용했었도 상당히 좋았을 것 같다라는... 마눌님도 돌아오는 길에 들어보더니 분위기가 서로 맞물린다는 의견을 주었다. 그리고 박해일(남이)의 스킬인 곡사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지만 '원티드'처럼 과장되지 않고 있을만하다..라는 느낌으로 쉽게 영화에 적응할 수 있었다.

영화 내내 박해일과 류승룡은 뛰어다닌다. 숲에서 그리고 갈대밭에서 산과 절벽에서 계속 그들은 쫓고 쫓기며 뛰고 또 뛰며 활을 쏜다. 그것은 반복되는 활 시위가 아닌 일격필살의 스나이핑과 같다. 애기살로 일부러 적군에 부상자를 만들어 도우러 오는 적군을 죽이는 장면은 실제 스나이핑시에 사용되는 전투 방법이기도 하다. 그속에서 브라운 아이드 걸즈의 'Sign' 뮤직비디오에서 잊지 못할 인상을 전해주었던 류승룡의 모습이 고스란히 전해져 인상적이였다.

절벽신도 인상적, 절벽 맞은편에 컨테이너 세우고 찍었다는데 정말 아찔한 장면이였다. 잘 훈련된 부대원들의 추격은 두려움 그 자체다.

칼보다는 활 위주의 긴박감 넘치는 전투는 리얼리티를 최대한 강조하며 이루어져서 일어나는 전투 하나하나를 숨죽여가며 보았다. 물론 중간중간에 과장된 면이나 호랑이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약간 의아스럽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보자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활은 소비된다. 무한하지 않다. 활이 모자르면 궁수는 심리적으로 흔들리게 된다. 활은 자신이 쏠 수 있는 탄환수와 같고 영화는 현실적인 활 사용에 제한을 두어 긴장을 유도한다.

액션영화로 부족함도 없고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영화를 떠나 다소 씁쓸했던 것은 '최종병기 - 활'의 배경설정이였다. 백성을 버린 임금과 약탈과 이유없는 죽음을 당하는 백성들.. 지금과 뭐가 다른가? 영화에서 악역은 죽거나 처단이라도 당하지만 현실은 뭐...

그래서 엔딩이 씁쓸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