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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이야기

차태현의 헬로우 고스트

배우에게 있어 자신의 캐릭터가 있다면 그것을 꾸준히 이어가고 또 그 캐릭터를 꾸준히 선택받는다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또 다른 색을 찾아 헤매이고 도전하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고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몇몇 배우들은 자신의 색깔을 꾸준히 지켜가곤 하는데 '헬로우 고스트'의 차태현도 그 중 한명이다.

차태현의 경우 코믹 캐릭을 꾸준히 만들고 인기를 받아오다 '엽기적인 그녀' 이후로 탄력적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본인은 생각하는데 그 이후에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연애소설' 이후로 잠잠한 모습을 보여준 듯하다. 이후에 많은 작품들이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고 또 코믹 캐릭에 대한 식상함도 한몫했으리라 본다.

왠만한 평론가들이 차태현을 논하는데 있어 하는 말들이 '생각한 것 만큼 나오기에 기대할 것도 없고 더 이상 보여줄 것도 없다'라는 것이다. 그냥 읽으면 차가운 평가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만의 안정성을 말할 수 있을 듯하다. 물론 이제와서 하는 이야기이다. 감독 입장에서 어느정도 프로필을 쌓게되면 자신만의 작품을 하길 원하게 되는데 현재 추세나 예전을 보더라도 차태현이라는 카드는 선택을 떠나 생각도 나기 힘들정도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지만 대중성이라는 부분에 있어 '차태현'은 분명한 자기 색을 갖고 있는 남자이며 배우이고 인지도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극장에서 '파랑주의보'를 보고 나서 한동안 못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2년간 그는 조용했고 주변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복면달호'를 성공시키면서 그의 위치는 새롭게 재조명되지 않았다 싶다.

그리고 '과속스캔들'로 다시 한번 성공하게 된 이후로 그에게는 신인 감독에게 선택 받는 배우라는 네이밍을 다시 한번 확고히한다. 그리고 개봉한 영화 '헬로우 고스트' 이번에도 제목으로 무슨 영화인지 상상하기는 그렇기 쉽지는 않다. 알려진 스토리는 죽은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자살을 꿈꾸는 한 청년의 이야기라는 정도?

솔직히 300백만 관객 찍은 것만으로도 차태현의 힘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파격도 아니고 가족이라는 주제로 이정도면 성공 그자체인듯. 나로서는 '과속스캔들'를 재미있게 보았지만 괜시리 '헬로우 고스트'는 손이 잘 가질 않아 보질 않았다. 하지만 어떻하랴~ 차태현이 나왔는데... ^^

잠시 시간나는 틈을 타 조용히 TV를 바라보았다. 과자나 군것질을 좋아하는 꼬마, 울기만하는 여자, 담배 좋아하는 중년, 에로 노인.. 그리고 자살하고 싶지만 못하고 귀신이 씌어 그들의 소원을 들어주어야하는 한 청년... 마지막으로 그의 주변에 있는 한 간호사.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즉 캐릭터에 의해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영화라고 볼 수 있는데 중반까지는 도대체 이게 무슨 의도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냥 삶을 포기한 고아 청년에게 희망을 주려는 것일까? 어색하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고. 하지만 막판 급변하는 스토리는 왜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있고 감동 받아야하는지 충분히 알려준다. 간만에 영화보면서 눈물을 흘린것 같다.

마치 프라모델처럼 팔, 다리, 몸통 만든후에 하나의 로봇이 완성되는 감동 같다고나 할까? 왜 이 귀신들이 상만에 들어붙게되는지, 왜 소원을 들어달라며 달달 볶는지 마지막이 되서야 알 된다. 

재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하지만 뭐랄까? 초기에 웃음 코드나 재미는 그닥.. 물음표를 떠올리게 만든다. 물론 결론부에서 흩어진 조작들이 한꺼번에 딱~하고 정교하게 맞아떨어지지만 관객입장에서 중반부까지는 다소 지루지하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속에서 장영남, 고창석씨를 보게되어서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