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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이야기

트랜스포머 3 : Dark Of The Moon

DVDPrime 사이트에서 즐겁게 활동하고 있지만 영화 감상평은 어떨때보면 나의 느낌과 빗나가는 경우가 있다. 사람의 취향 문제이니 당연한 거지만 소수에 의해 하나의 작품이 재해석 되기도 하고 또 사장되기도 하는 만큼 어떤 면으로는 즐겁게 또 한편으로는 무겁게 글을 보는 편이다. 내가 잘 믿지 않는 영화평론가들의 점수처럼 말이다. ^^

그리고 트랜스포머 3는 지금 DVDPrime 게시판에서 엄청 까이고 있다. 인정한다. ㅎㅎ.. 하지만 볼만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액션 영화로의 평가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그렇다고 지금 쓰는 글의 내용이 호의적일 것 같지는 않다. ^^;;;

트랜스포머 3가 개봉되었다. 뭐 무슨 말이 필요하랴. CG 산업이 커가면서 상상으로만 아니면 만화속에서만 존재하는 로봇들이 CG를 통해 영화로 태어났으니. 트랜스포머는 그 시작을 알렸고 어느덧 마지막편인 3편이 개봉되었다. (마지막편이 될지는 모르겠다. 프리퀄이 나오던지 리부트 하던지 할 것 같다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이클 베이 감독이 던진 온갖 망언(트랜스포머 3는 블랙 호크 다운과 같을 것이다부터 시작해서....)과 화장실 개그로 점철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개봉하기도 전에 지쳐버려 실망이 앞서지만 예고편 보니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나온다고 하니 궁금한 작품이 아닐까? ㅋㅋ 더구나 섹시 아이콘 메간 폭스가 강제 퇴출 당하고 새롭게 조지 헌팅턴 휘들리가 캐스팅 되면서 보다 궁금증이 늘어났을 것이다. 일산CGV IMAX 3D로 우선 감상했다.

3D의 입체감은 '라푼젤'이나 '드래곤 길들이기'처럼 인상적인 면을 보여주지 않는다. 확실한 입체감을 기대했다면 상당히 실망할 듯하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마이클 베이에게 안정적인 3D 영상이라는 메세지를 주입한 것 같다. 본인은 영화 초기에 여자 주인공의 하체씬(?) 말고는 입체감을 느끼기가 힘들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눈이 피로하거나 어지럽다라는 느낌은 없이 편안하게 봤다는 점을 생각하면 객체 분리의 극대화를 통한 3D의 효과 적용보다는 디테일 위주의 3D 적용에 주안점을 두었다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영화가 2시간 32분(152분) 정도이니 피로도를 고려한 듯.

액션 장르의 이 영화에서 스토리텔링을 기대한다면 그건 정말 당신의 실수라고 말하고 싶다. 뭐 트랜스포머 3에서 이창동의 '시'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래도 스토리는 영화를 이끌어가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마이클 베이는 단칼에 내던진다. 1, 2편 보신 분들은 이해하실거다. 이번에도 영화로 말한다. 

'눈이 즐거우면 된다'

정말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스토리는 기대하지 말자. 역시나 미군은 최강(비중은 줄었다)이고 과장되게 말해서 오토봇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지만 1, 2에 비해서는 좀 나약하게 나온다. 다만 미군보다 더 강력한 삼국지의 초선(?)이 나온다. 유부남들이 하는 말~ '마눌님 말씀이 진리이며 성경이다'라는 말을 이 영화는 어처구니 없는 방법으로 각인 시켜준다. 또 한가지 각인시켜 주는 것은 미국도 취업란이 심각하다는거? ㅡ.ㅡ;;

초반부의 진행은 매력적이다. 아폴로 11호 떡밥으로 관객을 이끌지만 그게 전부다. 그 이후로는 성인 만화도 아니고 아동 개그 만화처럼 관객은 버려둔채 영화만 킥킥거리며 질주한다. 이제 몇몇 액션씬은 제대로  좀 나오나보다 하면 그냥 점프컷으로 내던져 버리고 굳이 저 장면이 필요하나?라는 부분은 나온다. 누구 말마따나 편집하다 졸았나보다. 스토리는 포기하자. 예고편도 잊어버리자.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한다면 상당히 괜찮은 킬링타임용 영화다.

다 때려부순다. 이제는 로봇이 아니라 건물과 도시다. 다수의 유닛 등장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최후의 전면전이며 오토봇과 디셉디콘, 인류의 전쟁이기 때문이다. 날고 쏘고 부수고 뛴다. CG 기반의 눈의 호사는 상당한 점수를 줄만하다. 영상 혁명이라고 불리었던 트랜스포머 1, 2를 본 관객이라면 좀 더 강력해지길 원하는 액션이 향상되지 못한 부분에 있어 실망할지 모르겠지만 본인은 상당히 만족했다. IMAX로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CG의 디테일은 상당히 향상되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이 사랑하는 클로즈업이 로봇들에게 쏟아져 디테일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게 CG요~!!!

2편에서 지적되었던 피아 식별도 트랜스포머 3에서는 썩 괜찮게 구분이 된다.

공각기동대 2기를 본 분들이라면 타치코마가 자신들의 AI가 담긴 위성을 추락시키며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그것은 공각기동대의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타치코마가 단순히 기계가 아닌 감정을 조금씩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생각하고 분열하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계속 보는 이에게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타치코마가 위성을 추락시키려 할 때 감정이입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트랜스포머 3는 그런게 없다. 갑작스레 가벼웠던 캐릭터가 필살의 능력을 발휘한다.  영화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 양반 도대체 '더 록'은 어떻게 찍은 건지 모르겠다. 

대다수의 액션 장면에서 디테일이 향상되고 슬로우 모션을 통해 이를 좀 더 강렬하게 전달한다. 로봇의 변신 모습이나 범블비의 강화된 모습은 보기만 해도 므흣하다. 다만 몇몇 장면에서 인간들의 희생 장면이나 로봇간의 전투에서 모탈 컴뱃을 연상케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아이들은 눈을 감아주길... 전체적으로 액션은 정말 굳~ 편집 때문에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리고 트랜스포머 3에 왕씨으로 나온 중국인(?) 캐릭터가 있는데 켄 정이라는 한국계 배우다. 원래는 의사. ^^ 켄 정이 분한 왕씨의 경우 변수가 되는 캐릭터인데 뜬금 없는 진행과 편집으로 붕 떠서 너무나 아쉬웠다. 그 또한 연기력을 인정(2010년 MTV 무비어워드 수상)받은 배우인데 말이다.

주인공인 샘 윗위키는 인류를 두번이나 구한 영웅이지만 사회에서는 냉담하게 버림받는다. 대통령 훈장까지 받은 그지만 그 효과로 인해 소외되어가고 이는 여자친구로 인해 가속화된다. 그의 고뇌가 좀 더 무게있게 다루어지며 폭발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그 부분은 너무 가볍게 처리(?)해버린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영화 초반에 다수의 요소를 매력적으로 던져 놓고 정작 끌어올리지 못하고 후반부에서는 언급조차 안되는 것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메간 폭스에서의 매력을 조지 헌팅턴 휘들리가 커버하기에는 상당히 부족했다. 몸매는 둘째치고 마스크에서 섹시미를 찾기는 힘들었다고나 할까? 의상(?)으로 노력했지만 초반부에만 먹힌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 하지만 상당히 이래저래 잦은 빈도로 그녀를 비추는 묘한 앵글은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 영화가 그녀의 이력에 도움은 될 듯하다. 메간 폭스가 히틀러 언급만 안했어도 트랜스포머 3에 나왔을텐데 영화 안에서도 폭풍 까임에 그녀가 등장한 영화들이 족족 냉수마찰 중인걸 고려하면 그녀의 연기인생은 이제 사장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스티븐 스필버그에게 찍혔으니 뭐 말 다했지.. -0-a)

세이머 시몬스역의 존 터투로는 이번에도 어수룩하게 등장해서 일관성(?)을 유지한다. 브루스 브라조스역의 존 말코비치는 그냥 대놓고 평면적이다. 어찌보면 시몬스의 맞수? ㅋㅋ

이래저래 안 좋아. 안 좋아 썼지만 CG와 액션은 눈을 즐겁게하고 발군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153분이라는 시간이 그리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를 중시하는 분이라면... 음.... 관람을 자제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