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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년 1월 그 어느날...

다녀온지 한참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적는 나도 참 우습기도 하지만 하나의 일기처럼 남기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생각인지라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겨울이라는 특성상 추운 것이 사실인 마당에 갑작스레는 아니지만 바람이 쐬고 싶어 가고 싶은 곳이 있었으니 바로 강원도 정동진이였다. 뭐 가고 싶으면 어딘들 못 가겠냐마는 문제는 가족도 있고 거리도 멀고 같이 움직이여야하다보니 이래저래 복잡해지는게 귀찮은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고 싶을 때는 한번 무모하게 가보는 것도 좋지 않나 싶어 가기로 결정하고 금요일날 저녁 칼퇴근해서 바로 집으로 간 후에 출발했다. 정작 가자니 사람 많을 때 가기는 싫기에 금요일 저녁에 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 인천에서 동해까지는 정말 멀다. 경포대쪽에 저렴한 숙소를 잡은터라 부지런히 밤 늦게 향했다. 8시가 한참 지나서야 출발했는데 휴계소 들려가며 천천히 가려고 했는데 첫째가 보채는 바람에 휴계소를 하나도 들리지 못한채 도착하고 말았다. 

도착하자마자 편의점에서 과자 몇개 대충 사서 먹고 바로 잠들어버렸다는.. 하지만 기대는 있었다. 바로 해 뜨는 시간에 일어나 일출을 보는 것. 사실 이거 하나를 보고 싶어서 경포대에 온 것이다. 정확히는 동해에..

그리고 총 4명이 움직여서 숙박비 걱정을 했는데 펜션이 아니라 모텔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있다. 본인은 그린피스 모텔에서 1박했는데 침대 두개임에도 저렴하게 지낼 수 있었다. 시설도 나쁘지 않은 편. 다만 PC가 없어 좀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특히나 첫째가..) 비수기라서 확실히 조용했다.

아침 일출 시간 전에 일어나 옷 입고 혼자 나왔다. 애들과 마눌님은 피곤하다고 다시 잠 듬. 운전은 내가 했는데. 아뭏튼 나름 기대감을 가지고 천천히 걸었다. 숙소가 해변과 멀지 않은 거리인지라 금방 도착했다.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기대감에 그리 추운 느낌은 없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한 일출 시간이 다가오니 나 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눈도 왔었고 날도 춥고 더구나 오전에는 비까지 내리는 와중에도 몇몇 사람들이 오는 것을 보고 놀랬다. 물론 나도 만만치 않은 넘이지만..

하지만 일출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해는 보이지 않았다. 날은 약간씩 밝아졌지만 구름이 워낙 짙게 깔려 일출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였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나름 한가로이 해변을 거닐어 보는 것도 운치 있어 천천히 걸었다. 일부러 이어폰도 가져오지 않았고 비를 맞으며 우산 없이 음악 없이 그냥 한걸음한걸음 해변을 걸었다. 겨울 바다는 역시 커플보다는 싱글이나 혼자 여행에 좋은 코스 인 듯.

숙소로 돌아가니 애들은 배고프다고 난리다. 원래 계획은 오전에 초당두부를 먹으려 했는데 애들은 강원도가 어디인지 정확히 모르는 듯 그냥 사발면 먹자고 ㅡ.ㅜ..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하지만 어떠랴.. 온 것으로 만족해야지.. 육계장 사발면으로 숙소에서 허기를 채우고 나왔다.

그리고 향한 곳은 강릉의 안목해변 카페거리다. 경포해수욕장과 상당히 가까울 뿐만 아니라 이동시에는 해안도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곳이라서 운치있게 이동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도착해서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에 가려로 했지만 할리스 커피가 너무 괜찮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근처에 차를 세우고 커피를 마시며 운치를 즐겼다. 10시정도면 한가로이 주변 경치를 즐길 수 있을 듯. 11시가 가까워지면 슬슬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점점 바람은 거세지고 비는 내리고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 밀도는 점점 높아져 갔지만 흔한 기회가 아닌지라 우산 들고 빨간 등대를 보기 위해 걷기 시작했다. 사실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데 비바람이 세차서 걷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고 그리 추운 느낌도 들지 않았다. 아이들도 좋아하고 하지만 몸살 걸릴 수 있으니 빨간 등대 건너편의 흰 등대에는 가지 않았다.

그리고 차에 돌아와 다시 몸을 녹인 후 해변에서 파도를 즐겼다. 아이들은 오고 가는 파도에 흠뻑 빠졌다. 시간적으로 무리한 느낌은 있었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였다. 바다가 투명했다. 서해 바다만 보다가 동해를 봐서인지 더 그런지도. 경포대나 안목해변에서 정동진역은 거리가 꽤 된다. 그래서 갈까 말까하다가 그래도 가보자 하고 정작 갔지만 문제는 도착하니 다 자고 있더라는.. 쩝.. 그냥 역 사진만 찍고 마눌님이 검색한 식당에서 점심 먹었다.

이제 다시 집으로.. 집에 가는 길에 휴계소에서 한우 구매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눈이 왔다. 비가 왔다. 정말 오락가락 날씨에 앞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고 다소 답답한 운전이였지만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에 피곤함은 없었다. 동해 바다가 나에게 준 것은 청량감이였다. 그것도 즐거운 청량감.. 금요일에 시작된 1박 2일은 기대감을 충족한 주말이였다.

물론 일요일은 집에서 푹 쉬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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