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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찹찹한 마음으로 향하는 영암

지난주 처가댁 할머님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급하게 영암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편도 370km 정도되는 먼나먼 거리. 서해안 고속도로 시작과 끝에 더 들어가야하는 곳이다. 사실 2월 초에 한번 갔다왔었는데 비보가 들리는 바람에 다시 한번 내려가게 된 것.

2월 초에 내려갔을 때는 추워서 차 안에 커피가 얼어서 빨대만 들어도 컵이 들리는 상황이였지만 지난주는 무척이나 따스한 한주였다. 편한 마음으로 가시라는 하늘의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휴계소에 2번 들려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동도 먹고 커피로 잠도 달래며 새벽에 내려가는 길이 좋은 소식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니였기에 담담하게 내려갔다. 초기에는 빠르게 내려갔지만 아무래도 그것도 아닌것 같아 천천히 내려가 도착했다. 새벽 1시에 출발하여 새벽 5시 정도에 도착.

다소 허름하게 느껴지는 병원. 아~ 지방 병원은 이런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던..

내 입장에서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주변에 도와드릴 것도 없는 것 같고 한분한분 인사드리고 어르신들 오시는 것 기다렸다가 오후에 들어서야 잠을 좀 청하다 박카스 하나씩 다 돌리며 드시라고 드리고 이렇게 하루가 가버렸다. 마눌님이 오기전까지 하필 또 그날이 서아 입학식이였기 때문에 말이다.

영정 사진을 보니 할머니 생각이 문득난다. 외할머니와 할머니 두분 모두 내가 어릴적에 돌아가셔서 어렴풋한 기억만이 남아있지만 따스한 분들이였고 시골 할머니와 비슷하게 생기셔서 괜시리 마음이 뜨거워진다. 누군가를 보내야한다는 것은 언제나 처럼 무겁고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건 갑작스레 일어난 일이건 말이다. 3개월 전에는 친구를 하늘로 보내야했는데 또 이렇게 경험하니 그 친구 생각이 난다. 자슥 뭐하고 있으려나?

영암은 조용한 동네였다. 다니는 사람도 없었고 차만이 간간히 도로를 질주할 뿐이였다. 뭐 어떻게 이야기하면 적막한 동네였다고 해야할까? 공기는 정말 좋았다. 무언가 내 자신을 내려놓고 이런저런 정리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곳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구제역으로 인해 방역이 많아 이래저래 현재 상황 안좋음을 알리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위로해주셔서 좋게 끝나 기분 좋게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새벽의 안개를 뚫고서 정말 진한 안개였다. 서울에 도착하니 아침 7시였는데 괜시리 차 와이퍼마냥 한번 깨끗해진 느낌이랄까? 이 와중에 출근하는 무수한 차량들을 보며 나를 뒤돌아보게 된다.

또 이렇게 하루가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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