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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음악 이야기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묘한 이야기... 더 폴..



이 영화를 알게된 것은 이동진, 김태훈이 출연했던 [금요일엔 수다다]라는 프로에서였다. 현실과 가상을 오가는... SF는 아니다. 스토리는 단순하다. 나무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진 '알렉산드리아'라는 소녀가 입원한 병원에 역시 마찬가지로 영화를 촬영하다가 떨어져 다리를 다친 '로이'가 입원하게 되고 '알렉산드리아'의 메모로 시작된 그들의 만남은 '로이'의 흥미로운 다섯 영웅의 이야기의 시작을 알린다.


[금요일엔 수다다]에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대칭형 영상이라는 것과 매우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것이였고 괜시리 이 영화를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막연히 들었었다. 사실 뭐 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은 아니다. 그냥 다운받아 보면 되니깐. 하지만 괜시리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고 언젠가 한번 제대로 보고 싶다라는 묘한 미증유 같은 생각이 머리 속에 박혔는지 블루레이만을 기다리고 기다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판매량도 많지 않은 작품이였고 가끔 들리는 블루레이 매장에도 팔지 않았었는데 얼마전 매장을 찾아가지 당당히 하나가 딱 있는 것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제 남은 것은 'Her'인데 구할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다. 


아뭏튼 집에 와서 감상을 그리고 기대하지 않았던 둘째가 옆에서 진지하게 나름 감상을 하는 가운데 영화가 끝나고 스크롤이 올라가면서 이게 이렇게 날 슬프게 할 줄은 몰랐다. '알렉산드리아'역을 맡은 카틴카 언타루의 언행이나 행동은 정말 귀엽고 아이로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연기였고 또 로이의 마지막 이야기에 반응하는 '알렉산드리아'의 한마디 한마디는 나의 가슴에 비수를 꼽게 만들고 감동을 주었다.



영상미도 좋았지만 현실에서 하나하나 알아가는 환상이나 기대가 깨어지는 순간, 현실을 알아가는 상황에서의 '알렉산드리아'의 모습은 정말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 어른의 욕망은 뻔하고 아이의 순수함은 새로운 곳을 가리키고 알려주는 것이 나에겐 너무 힘들었다. '로이'가 모르핀을 갖고 싶은 생각에 던지 내기와 그리고 약이 없어서 슬픈 거라고 막연히 생각하는 '알렉산드리아'의 순수한 행동 모두가 애뜻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대칭으로 보여지는 멋진 영상과 더불어 아름답계 펼쳐지는 장면 하나하나가 인상적이였다. 하지만 이러한 영상미보다 나의 눈에 그리고 나에게 좀더 강력하게 다가온 것은 마치 영상을 기반으로 하여 보여지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이였다. 영화이면 영상이 우선시되어 상상력이라는 것을 스토리적인 측면을 기반으로 하여 바라볼 수 밖에 없는데 '더 폴'은 묘하게 영상에 있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드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보너스 영상에서 감독이 말하는 것처럼 연극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것이 마치 이런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스토리의 연결선이 아니라 영상이 주는 연결선이 상상력을 자극한다고나 할까? 뻔히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인데 뇌속에서는 그것이 상상력과 합쳐지면서 강력하게 보여지는..


솔직히 화려한 영상미나 액션 영화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지 않다. 잔잔한 영화이고 조용한 영화이며 다소 밋밋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본다면 이 영화를 정말 좋아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영상에 CG는 사용되지 않았다.. 모두 실제 영상이다.. -0-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