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태어난 우주전함 야마토 2199

얼마전에 '우주전함 야마토'를 실사화해서 개봉했을 때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일본의 이데올로기가 어떻던간에 일본이 만들어내는 실사화는 언제나 실망이였기 때문에 '우주전함 야마토'를 건드린다고 했을 때 정말이지.. '아.. 그만 좀 해라'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실 '우주전함 야마토' 는 1974년 TV 시리즈로 시작된 일본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애니 1세대를 만들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우주전함 야마토'의 신선한 점은 매주 혹은 매회 지구를 괴롭히는 적이나 적들이 나타나면 주인공이 이를 물리치는 구조가 아니라 멸망이 눈 앞에 보이는 상황에서 지구에서 벗어나 방사능 제거장치를 구해오는 기나긴 여정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일본이 전쟁으로 인해 경제 재건 및 전후 복구라는 사회적인 이슈와 맞물리면서 '우주전함 야마토'에 감정이입을 하는 현상으로 인해 높은 인기를 구가하게 되었고 또 이러하나 문제에 대해 타국에서는 좋게 보일리가 없다.

아무튼 인류 멸망이 눈앞에 보이는 가운데 지구를 살리기 위해 먼 여행을 떠나는 야마토 호의 여정이 바로 '우주전함 야마토'의 주된 줄거리인 셈이다. TV로는 26화로 구성되었고 극장판은 이를 축약한 2시간으로 1977년 개봉되었다. 그 이후 1978년에 오리지널 극장용으로 개봉되었다. 

'우주전함 야마토'로 인해 인정받는 사람은 마쯔모토 레이지이지만 사실 '우주전함 야마토'의 시작은 니시자키 요시노부라는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는 프로듀서로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마쯔모토 레이지에게 기본 컨셉으로 알려주고 이를 제작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토에이사로부터 기획안이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결과로 인해 오피스 아카데미라는 애니메이션 제작사를 설립하고 TV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그 이후로는 뭐 말할 것도 없이 성공했고 1978년작인 오리지널 극장판에서는 토에이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빗나간 이야기지만 야마토호는 세계2차대전 당시 일본의 강력한 전투력을 지닌 전함이였다. 일본에서는 운용한 것은 총 2척으로 진주만 공습 이후에 취역하게 되었는데 미국의 항공모함에 대한 준비로서는 강력한 화력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전함이기는 했다. 그렇기에 1945년 미 해군 폭격기에 집중포화를 맞고 격침되었다. 참고로 야마토호에 승선한 인원은 3300여명 정도의 대규모 전함이다.

사실 요근래에 개봉한 '우주전함 야마토'의 정식 이름은 '우주전함 야마토 2199'다. 사실 그 이전에 '우주전함 야마토 - 부활편', '우주전함 야마토 2520'등이 있지만 제대로 말아먹었고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실사화 영화를 통해 어느정도 흥행에 성공한 영향으로 '우주전함 야마토 2199'가 방영된 셈이다.

말이 길어졌는데 '우주전함 야마토 2199'은 초기 '우주전함 야마토'의 리메이크작이라고 할 수 있고 또 현대에 맞추어 약간은 각색이나 변화가 있다. 물론 앞서 설명한 니시자키 요시노부가 사망함에 따라 보다 여유롭게 각색(?)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우주전함 야마토'의 저작권은 초기 니시자키 요시노부에게 있었지만 차후 법정 다툼을 통해 마쯔모토 레이지와 공동 저작물이라는 결론이 나면서 니시자키 요시노부의 '우주전함 야마토'로 돈벌기는 그나마 진정된다. 니시자키 요시노부에 대해 검색해보면 이 분 꽤나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게 된다. 탈세, 마약, 도산, 횡령등.. 다채롭다..)

이렇게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이유는 '우주전함 야마토 2199'의 경우 원작과는 다르게 야마토호의 유래에 대해 설명하지도 않을 뿐더러 원작과는 다른 노선을 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에 들어서면서 이전의 내용의 큰틀은 유지하되 이념이나 메세지에는 다소 변화가 있어 원작에서 문제시 되었던 대다수의 내용이 과감하게 삭제되었고 오히려 그 문제에 대해 반성하는 내용도 가지고 있어 '우주전함 야마토 2199'를 본다면 새로운 느낌으로 감상이 가능할 정도이다.

현재의 일본의 입장이 단순하게 자국민을 고려하고 자신들의 입장만 생각해야하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리메이크에서 이러한 부분은 손 본듯하다. 어떻게 되면 '우주전함 야마토 2199'로 인해 '우주전함 야마토'가 문제시 되고 외곡되었던 부분이 희석되면서 더 오랫동안 남을 작품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닌가 우려스러움도 있지만 어찌되었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주인공인 코다이 스스무가 형인 코다이 마모루의 죽음이 오키다 쥬조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고 대립하는 것이 상당히 축소되었고 그냥 형이 전쟁터에 어쩔 수 없이 사망한 것으로 처리해서 신/구세대의 감정 대립를 기대했던 나로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 

다른 점은 아니지만 보기 시작하면서 엉뚱한 이야기를 하자면 '형인 코다이 마모루의 질긴 명과 더불어 그 와중에 애까지 낳은 것을 보면 정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다소 이해가 안되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 마지막 장면을 언급하자면 코스모 리버스는 해당 별이 파괴되기 전의 기억을 가진 생명체의 영혼을 필요로 하며 한번 가동에 하나의 영혼이 필요하기에 코다이 마모루가 모리 유키를 살리기 위해 소멸하였기에 나중에 오키타 쥬조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